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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들

혈액형별 성격, 그 오류에 대하여

by 동상동몽 2013.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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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기존에 운영하던 블로그의 백업 자료

아래 이미지의 블로그 주소는 예전에 운영하던 블로그 주소.

지금은 폐쇄했지만..

 

 

 

 

며칠 전에 술자리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

 

'혈액형이 뭐에요?'

 

한 명은 날더러 'O'형일거라 확신을 했고,

 

나에게 질문을 던진 당사자는 'B'형 아니면 'O'형일 것이라 했다.

 

그래서 난 'A'형이라고 했더니 좀 의외란 듯한 표정을 지으며

 

애써 수긍하는 모습을 보이더라.

 

혈액형에 대해 이런 저런 얘기들을 하는걸 듣고 있다가

 

'사실은 B형이다' 라고 다시 말했더니

 

'그럼 그렇지!! 어쩐지~' 라며 혈액형별 성격이 틀릴리가 없다는 듯한 확신에 찬 모습들.

 

그 뒤로 쏟아지는 'B'형 남자에 대한 온갖 견해와 편견들.

 

날 대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O'형 또는 'B'형 혈액형이라 생각(또는 확신)한다.

 

 

 

 

 

 

혈액형 별로 성격을 나눈다.


겉 모습으로 사람을 지레 판단 해 버리는 오류 만큼이나 한심하기

 

짝이 없단 생각을 종종 한다.

 

아무리 과학적 근거와 오류의 유래를 말해줘도 이미 세뇌될 대로

 

세뇌되어 도통 듣지를 않는다.

 

해서, 보다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이 땅의 '맹신적 혈액형 별 성격 분류자'들에게

 

한마디 하고자 함에, 혈액형별 성격 분류에 대한 오류에 대해 써 보고자 한다.

 

 

 

혈액형 별로 성격을 나누는 사회적 현상, 마치 점성술의 하나처럼 다루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 밖에 없다는 것은 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 중 하나.

 

그럼, 왜 우리나라와 일본은 이런 혈액형 별로 분류해서 사람들의 성격을

 

나누기 시작했을까?


그 유래를 먼저 살펴 보자면,

 

혈액형 별 성격 분류법의 시초는 20세기 초 유럽에서 행해지던

 

우생학에서 찾아 볼 수가 있다.

 

우생학이란 인간의 유전적 요소를 우열로 구분해서 보다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인간을 증가 시킬 목적으로 인간의 유전자를 개량하는 학문 정도가 되겠다.

 

그 우생학의 한 종류로써 혈액형별로 인종을 구분하는 연구가 당시에는

 

유행했다고 한다.

 

유색 인종은 백인 보다 상대적으로 뒤떨어지는 인종이다라는걸 증명하기 위해

 

우생학을 이용하였는데, 인종간 우열을 구분 짓는 잣대가 혈액형이었던 것이다.

 

인종간 우열을 가르는데 왜 혈액형을 이용하였을까?

 

이는 백인종의 경우 'A'형이나 ‘O'형이 다른 혈액형 보다 월등히 많았기 때문.

(약 80~90%. 호주 원주민의 경우는 거의 90% 이상이 A형이라고 한다.)

 

반면, 황인종(아시아인)의 경우 ABO식 혈액형으로 구분했을 때

 

4가지 혈액형이 비교적 균등하게 분포되어 있다.

 

즉, 인종적으로 우수한 백인은 대부분 'A' 또는 'O'형인데 반해

 

황인종은 상대적으로 'A', 'O'형의 수가 적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백인종 보다 황인종이

 

유전적으로 열등하다라는 논리인 것이다.

 

유럽권에서의 이런 우생학 유행 흐름에 맞춰 독일에서도 ‘듄겔’이라는 이름의

 

박사가 우생학 연구를 하고 있었는데, 마침 독일로 유학 온 ‘키마타 하라’ 라는

 

일본인 의사를 통해 이 우생학이 일본으로 건너가게 된 것이고..

 

이를 나름 적용해 보고자 연구하던 일본에서는 혈액형별로 유전적 요소를 구분 짓는데

 

있어서 상관관계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이러한 일본 학계의 결과물에도 불구하고 이 우생학의 큰 영향을 받은 동경사범대학의

 

강사이자 철학도인 후루카와’ 라는 인물이 1927년 혈액형에 의한 기질 연구라는

 

논문을 일본 심리학회에 발표하였다.

(자신이 알고 지내는 319명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한 연구결과였었다.)

 

하지만, 본래 이론이 백인이 황인종 보다 뛰어나다는 걸 증명하는 이론이다 보니

 

그대로 적용 시키긴 무리였기에 이 논문을 ‘인종’이 아니라 ‘성격 구분’으로

 

바꿔서 발표하게 된 것이다.

 

이 논문이 바탕이 되어 ‘노오미’라는 작가가 혈액형 인간학이란 제목으로 책을

 

출판하게 되는데, 이후 많은 서적에서 혈액형 인간학을 참고하게 된다.

 

문제는 이 혈액형 인간학은 과학적 증명이 되지 않은 ‘노오미’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라는 것. 아무튼, 이 책 덕분에 일본에서는 혈액형으로 성격의 우열

 

가리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고 아주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었다고 한다.

 

이것이 우리나라로 고스란히 넘어오며 지금의 혈액형 별 성격 분류가 된 것이며,

 

지금 우리나라는 이 영향력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여 사람을 대할 때

 

이 4가지 혈액형으로만 사람을 1차 판단해 버리고 있다.

 

대인관계, 사회생활에 있어서 그렇게 중요하다는 첫 인상을 말이다.

 

심지어는 언론에서 조차.. 그리고 영화까지도 만들어진 판국이니..

 

요즘은 혈액형 별로 사람을 나누는 것에 오류가 많다는 것을 여기저기서 지적하자

 

혈액형별 성격 분류법이 가진 오류를 인정하지 않기 위해 또 다른 궤변을 늘어 놓는다.

 

예를 들어 혈액형은 ‘A'형인데 언뜻 보기엔 'O'형처럼 같다면 ’예외‘라는 것을 적용하여

 

‘A 타입 O 형’ 이라는 억지 논리까지 펴니 더 이상 뭐라 할 말이 없더라.

 

 

 

 

그럼, 왜 이렇게 ‘혈액형 별 성격 분류’에서 벗어나질 못하나?

 

분명 오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할만한 것들이 존재하는데도 혈액형에 얽매여 있을까?


심리학 용어 중 바넘 효과(Barnum Effect)라는 것이 있다.


바넘 효과란,

 

P.T 바넘

이라는 사람이 19세기 즈음 서커스단에서 사람의 심리를 교묘히 조작해


그 사람의 성격이나 특징을 알아내는 일을 한데서 유래한 것이다.


또한, 이 바넘 효과를 1940년대의 심리학자인 포러(Bertram Forer)

 

실험을 통해 최초로 증명하였다 하여 포러 효과라고도 한다.

 

 


그럼 이 포러 효과(바넘 효과)란?


우선, 포러가 행했던 실험에 대해서 살펴 보자면,


포러는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들에게서 각각의 성격을 테스트 한 뒤,


이 테스트 결과를 아예 배제한 상태에서 신문에 난 점성술의 내용을

 

짜 맞추기 한 다음 이를 학생들에게 주면서

 

잘 들어 맞는다 =  5점’, ‘비교적 잘 맞는다 = 4점

등의 점수를 매기도록 하였다.

 


결과는 어땠을까?


평균 4.26이라는 우스운 결과가 나온 것이다.


다른 그룹에게 같은 테스트를 수백번 반복 해 보아도 마찬가지였고,


이 수치는 아직도 평균 4.2를 기록한다고 한다.

 

 


포러 효과 또는 바넘 효과의 사전적 설명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 성격이나 심리적 특성을 자신만의 특성으로 여기는 심리적 경향

 

으로 기술되어 있다.


즉, ‘혈액형 별 성격 분류’도 이 포러 효과(바넘 효과)에 의해 마치


자신에게 꼭 들어 맞는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수 년 전 우리나라의 한 리서치 기관에서도 포러의 실험과 비슷한 실험을 한 적이 있다.


혈액형 별로 성격이 나뉘어져 기술되어 있는 잡지의 내용을 갖고


하나는 원래 내용 그대로 하고, 다른 하나는 각 혈액형 별로 내용을 뒤바뀌게 편집한 뒤,


두 그룹으로 나누어서 대학가 근처로 가 설문 조사를 하였다.


그 결과물을 가지고 어떤 수치가 나왔는지 보았더니..


재밌게도 두 그룹 모두 혈액형 별 성격 분류법이 자신에게 잘 들어 맞는다고

 

나왔다는 것이다.

(꽤 오래전 일이라 해당 리서치 회사명까진 기억하기가 어렵지만,

방송에도 나왔었던 내용.)


이것이 바로 포러(또는 바넘) 효과에 의한 결과물인 것이다.

 
이와 비슷한 심리학 용어 중 우물 효과라는 것이 있다.


우물 효과란, 어떤 말이 애매하면 애매 할 수록(우물이 깊을 수록) 그 말을 듣는 사람은


그 속에서 더 많은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일반적이고 직관적으로 누군가에게 대상을 표현 하는 것 보다 애매모호한 표현이나

 

말이 대상자에게는 더 큰 설득력과 신뢰도를 가진 말로 다가오는 것이다.

(점술, 사주 등이 대표적 예가 되겠다.)
 

보통 점을 보러 가게 되면 두리뭉실하게 표현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듣는 사람은 누구라도 그 말이 자신에 대해 잘 나타내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조금만 생각 해 보면 누구나 충분히 공감 할 듯 싶다.)


이것이 바로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내려진

‘혈액형 별 성격 분류법’의 정체다

.


이렇게까지 말을 해도 분명 이런 사람 있다.

 

‘그래도 혈액형 잘 들어 맞던데..’

 

혈액형 별 성격 분류법에 대한 오류를 사실에 기반한 근거로 파해쳤는데도

 

그런 소리를 하면 이 이상은 쇠 귀에 경 읽기.

 

더 이상의 논쟁은 무의미한 소모전일 뿐이다.


모르는 것은 문제가 안된다. 알아가면 되는 것이니.


하지만 알면서도 고치지 않는 것은 단순한 ‘아집’일 뿐이다.


기회가 된다면 이 글을 보신 분은 한번씩 해 보시기를.

 

잡지 등에 나온 혈액형 별 성격을 조금 조작해서 주위 사람에게 얼마나 잘 맞는지

 

물어보시길 바란다.


아마 그 조작한 혈액형 별 성격 분류표에서 우물을 들여다 보고 있을터이니.

 

대인 관계에 있어 사람의 첫 인상은 매우 중요하다.


내가 상대방을 첫 인상으로 대략적인 느낌을 판단하는 것처럼

 

상대방 역시 그렇게 나를 판단할 것이다.


당연한거지만, 그 짧은 만남으로 가진 첫 인상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대변하는건

 

아니지 않나?


누군가가 나에게 첫 인상만으로 나를 판단 해 버리면 자신의 기분은 어떠한가?


자신은 그런 우를 상대방에게 범하고 있진 않은가?


하물며, 달랑 4가지 혈핵형으로 그 사람의 성격이나 인성을 판단한다니!?


사람의 성격은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그 사람에 대해 알기도 전에 혈액형 운운하며 미리 사람을 판단하는 척도를

 

준비 해 놓은 당신.


이 글을 이해하고 읽었다면,

 

더 이상은 상대방에게 그런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혈액형으로 사람을 성격과 나와의 관계를 먼저 구분 짓고 대한다.


서로의 진심을 외면한 가식적 관계.

 

개인주의가 팽배한 지금, 이 시대의 군상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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