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 전 날, 제사가 있어 본가에 다녀왔다.
오랜만에 본가에 간 김에 뭘 좀 챙겨갈까 하고 스캔을 주욱 돌리다가 나물을 보고
내일은 비빔밥을 해 먹어야겠다 싶어 챙겨왔다.
열무 김치는 향이 좋아 같이 챙겨 온게 신의 한 수였다..
이렇게 본가에서 약탈 해 온 전리품으로 오늘 점심은 비빔밥을 만들어 먹기로 했으니 준비를 해 보자.
오랜만에 전기밥솥이 근무하는 날이 왔다.
나물이 추가되서 불어나는 양을 생각해 보통 크기 햇반 정도의 양만 그릇에 담았다.
비빔밥에 빠질 수 없는 달걀 후라이도 하나 준비해 준다.
달걀 후라이는 무조건 완숙이라 노른자가 푹 익을 때까지 후라이팬 위에서 대기 시킨다.
사실, 고추장 비빔밥을 생각해서 나물을 받아온건데, 점심 준비를 하다 보니 고추장이 없었다..
그 덕에 라면 밑반찬용으로 생각했던 열무김치가 신의 한 수가 되어 버린 것.
콩나물, 시금치, 도라지, 무나물 등 이렇게 나물 4종과 열무 김치를 얹고 열무 김치 국물을 적당량 첨가 시킨다.
참기름을 한 바퀴 휘리릭 돌린 후 잘 익은 달걀 후라이를 올리면 먹음직한 비빔밥의 완성이다.
1차로 먼저 슥슥 비벼 준 뒤에 김가루를 추가해 마무리를 한다.
김가루를 나중에 넣어 비빈 이유는, 처음 부터 같이 비비면 뭉칠까봐 맨 나중에 고명으로 넣어 비볐다.
기대 반 걱정 반을 하며 한 입 떠 먹었더니 생각 이상으로 맛있었다.
고추장의 강렬한 맛은 없지만, 이미 간이 된 나물 4종과 열무 김치의 국물이 고추장을 충분히 대신하고도 남았다.
특히 열무 김치의 아삭함과 매콤함이 잘 어우러져 매우 성공한 현충일 점심이 되어줬다.
열무 김치의 위력을 알았으니 주말에는 열무 비빔국수에 도전을 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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